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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로 sewolX의 의의와 옥의 티←△ 2018-02-11 17: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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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8     추천:3

 

이틀에 걸쳐 8시간이 넘는 다큐멘터리(라기보다는 프리젠테이션 브리핑)를 꼼꼼하게 다 보았다.

 

혹시 분량에 질리고 시간이 없어 다 볼 엄두를 못 내는 분들을 위해

미리 내용을 초간단히 요약 소개하면 이렇다.

 

전반부 약 2시간여: 지난 일요일자 JTBC스포트라이트에서 다룬 내용 - '外力' 설 제시

후반부 약 5시간여: 김어준의 파파이스 고의침몰설 비판

 

한마디로 말하면

파파이스의 고의침몰설 까는거다.

 

파파이스의 고의침몰설 자체가 마이너 매체를 이용하지 않는 대중에게는 크게 알려져있지 않기 때문에

JTBC에서는 전반부에만 중점을 두어 소개했던것으로 생각된다.

전반부 내용은 JTBC에 나온 이야기-외력설을 자료를 통해 상세히 논증하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후반부 내용을 통해,

파파이스의 AIS조작설과 고의침몰설은 거의 완전히 논파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파파이스의 주장은 몰상식한 앵커설을 들고나왔을 때 이미 합리적 가설로서의 생명을 잃었다.

다만 김어준이라는 브랜드의 영향력과, 부정할 수 없는 압도적인 의혹에 기대어

'대안이 없기에' 연명해왔던 셈인데

이제 완전히 호흡기를 뗀 것으로 보인다.

자로라는 제작자의 익명만이 내세워지고 있지만

실제 내용 대부분의 구성자는 다큐 안에서 실명이 공개된 모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 집단으로 생각된다.

자로는 네티즌수사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걸 취합하고 재구성하는 정도의 역할이다.

 

세월호를 박정권과 정부여당, 보수진영을 공격하기위한 선동 아이템으로 여긴 사람이라면,

혹은 김어준과 김지영의 팬이라면,

자로의 8시간 브리핑은 대단히 불편한 '마라톤 팩트폭행'으로 느껴질 수 있다.

마치 일베충과의 논쟁에서 처발리는 것 같은,

2012년의 변모씨 대 진모씨의 사망유희 토론을 볼때와 같은 패배감마저 느낄지도 모르겠다.

아니나다를까 지레 열폭하며 자로를 욕하는 사람도 보인다.

 

그러나 도저히 눈감을 수 없는 명백한 의혹 앞에 진실에 목말랐던 사람이라면

어둠 속에서 한 줄기 서광을 본 듯한 느낌마저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한 논리의 實事求是라고 평하고 싶다.

 

자로가 주장한 '외력설'이란 까놓고 말해 잠수함설이다.

'외력'의 실체는 잠수함 외에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잠수함설은 참사 초기부터 제기되었던 가설이고

아고라에서도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분들이 있는, 낯설지 않은 가설이다.

그리고 국방부가 발끈하며 즉각 부인했던 유일한 가설로 기억한다.

정부가 다른 가설과 음모론에 대해 거의 무시로 일축했음을 생각할 때 이례적인 대응이었다.

도둑이 제발 저린걸까?

디테일한 내용은 전반부를 직접 보고 판단하면 될 일이다.

 

다만 나는 한 가지,

이 탁월한 실사구시의 마라톤 브리핑에 대단히 유감스러운 점이 있다.

옥의 티라고 할 수 있는, 그러나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너무나 큰 오점이다.

 

세월호 사건의 진실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은

먼저 잠수함설이 대단히 위험한 가설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안에서 뭐가 나올지 모르는 판도라의 상자와도 같다.

잠수함설을 다루려는 사람들은, 먼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말 한마디라도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함부로 마구 질렀다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자칫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고의침몰설에는 기껏해야

청해진해운과 해경, 국정원, 검찰, 해수부, 청와대 정도가 연관되어있다.

즉 이곳 아고라에 상주하는 홍위병들이 좋아하는 '정권교체'만 하면,

쉽게 진상을 규명하고 범죄자들을 처단할 수 있을거란 인상을 준다.

대중에게 어렵지 않게 '진실이 승리'할 수 있다는, '긍정'과 '희망'을 줄 수 있다.

(사실 이런 단어들은 거의 언제나 기대를 배신한다.)

파파이스는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이 설에 매력을 느꼈고, 무리수를 두며 올인했을 것이다.

부담이 적고, 무엇보다 자신들이 의도하는 선동의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에.

 

하지만 잠수함설은 다르다.

 

정말 잠수함이 세월호를 들이받고 밀어붙여 쓰러뜨렸다면,

그 잠수함은 어느 나라 잠수함인가?

한국 영해이니 한국군 소속일거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당시 서해상에선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중이었고

세월호 침몰지점에서 근거리에 미군 항모 본험리처드호가 정박중이었음이 확인되었다.

우수한 구난장비를 갖춘 본험리처드가 세월호 구조에 참여할 뜻을 표했으나 한국 정부가 막았다는 말도 떠돈다.

근처에 항모가 있었는데 잠수함인들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세월호를 들이받은 잠수함이 미군 소속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인정하기 싫어하지만 한미일은 한몸과도 같은 삼각동맹 관계다.

그 잠수함이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는 있을까?

 

가장 만만한? 한국군 소속이라 해도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지만

만약 그 잠수함이 미국이나 일본 국적이라면...

대체 그들은 그날 서해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으며,

왜 한국 여객선을 침몰시켰고, 또 사건의 진상을 은폐했다는 것인가?

 

여기까지 이야기해도, 이 사건의 진상규명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되는가?

 

아무튼

sewolX는 외력설, 즉 잠수함설을 주장하면서

가장 근본적이면서 위험한 질문 - '누가, 왜?'에 대한 '떡밥'을 흘렸다.

 

잠수함은 한국군 소속일 것이고,

사건을 은폐한 이유는 '무사고 기록'을 이어가기 위해서일거라는

아무런 물증 없이 정황과 심증 뿐인, 막연한 추측을 던진 것이다. 

 

바로 이 지점이 대단히 위험한 옥의 티이며,

전체적으로 탁월한 실사구시였던 8시간 마라톤 브리핑이

자칫 파국을 부른 실책으로 변질될 수도 있는 단초를 남기고 말았다.

sewolX는 파파이스의 고의침몰설 비판에 있어 철저한 실사구시적 태도로 일관하였고,

외력설 즉 잠수함설 역시 철저히 과학적인 실사구시적 탐구로써 도출한 가설이다.

그렇다면 딱 거기에서 그쳤어야했다.

누가?- 한국 해군소속 잠수함이 세월호를 들이받았으며

왜?- 잠수함 무사고 기록을 이어가고, 잠수함 수출에 지장이 없게 하기 위해 사건을 은폐했다는

아무 증거도 없는, 파파이스의 고의침몰설 이상으로 자의적인 음모론을 왜 거기에 끼워넣느냐는 말이다.

 

'잠수함설'이 아닌 '외력설'인 것은

즉 '외력'을 운운하면서 사실상 유일한 '외력'인 잠수함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검증되지 않은 가정을 배격하고 철저하게 과학적으로 검증하겠다는 실사구시적 태도의 표현이다.

그런데 이 무모한 음모론이 들어가면서 그것이 퇴색되어 버렸을 뿐 아니라

상술했듯이 지극히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할, 위험천만한 판도라 상자를 경박하게 설건드려 버린 꼴이 되었다.

이것이 장차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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