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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혹시? 설마!Life itself is a quotation. 1763년 라카유조각가자리 영문명 Sculptor ( 약자 ; Scl ) 관측시기 : 관측불가 기원 2018-02-10 08: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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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8     추천:3

19세기 초

조선

오월의 어는 날씨 좋은 날

동래에 장이 열렸습니다.

왜관에서 나온 진귀한 물건들을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이었으므로 근처에서 많이 소비자들과 장사꾼들이 모여 들었지요.

저녁 무렵 파장하여 열기가 식은 장 한구석에 자리한 주막집에서 기찰약주와 산성탁주를 마시면서 장사꾼 몇 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요.

다들 오늘 재미 보았나? 나는 가지고 온 것 다 팔고 왜관에서 나온 진귀한 물건 몇 개 샀지. 어디서 왔다고 하더라?”

유구와 여송에서 왔다는군. 나도 몇 개 샀네.”

여송에 사는 모로들은 이상한 무늬들을 좋아한다는데. 혹시 전에 본 적이 있나?”

왜 방에 있는 창호지 무늬와 비슷한 무늬라는데. 옛날에 회회아비 가게에 많았다는군.”

그건 그렇고 곧 구포장이 열린다는데 이번에는 가봐야지.”

재치국도 맛보고 김해에서 오는 과일도 사야하는데 그놈의 불한당 때문에 겁이 나서 가겠나? 지난번에 간 사람들이 물건 다 뺏기고 간신히 목숨만 부지하고 겨우 도망쳤다는데.”

만 명이 가야 안전하다는 만덕고개가 왜 생겼겠는가? 아무튼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못 담을 수는 없으니 많이 모아서 갔다 와야지.”

, 삿자리 장사를 하는 빼빼 영감도 같이 가려고 하겠지. 어디서 왔는지는 말 안하고 가족도 없이 혼자 살고 있으니 이상하지만 사람은 괜찮은 듯 하든데.”

많으면 좋으니 같이 가도록 하지.”

이들은 서둘러 남은 술과 안주를 다 먹고 각자 집으로 향하여 며칠 동안 구포장에 가지고 갈 물건들을 준비하면서 두루 연락하였다.

한편 만덕고개 깊숙한 곳에 있는 산체에서도 두목과 졸개들이 모여 숙덕숙덕하고 있었다.

동래장에 있는 개똥이와 곱단이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곧 장사꾼 한 무리가 구포장으로 간다는군. 갈대는 그냥 보내주고 물건 판 엽전 꾸리를 많이 가지고 올라올 때 덮쳐 빼앗기로 하자. 그리고 넙치는 미리 구포장에 가서 동정을 살피고 자주 연락하도록. 힘을 좀 써야하니 오늘은 실컷 먹고 마시면서 잡아온 여자들과 밤을 즐기도록.”

알겠습니다. 두령님.”

드디어 그날 새벽 꼬끼오 소리에 모두 집을 나서 미남을 지나 만덕고개로 가는 산길로 접어들었다.

조금 더 가면 달비골인가? 장사하느라고 이리저리 다니다 보니 한가로이 달구경을 오랫동안 못했네.”

아직도 달비골 못에 처녀 물귀신이 있겠지.”

에이, 물귀신은 무슨? 갑자기 깊어지니 놀라서 허둥거리다가 못 나오는 것이지.”

그래도 무모한 애들에게는 특효약이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멀리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고개에서 잠시 쉬면서 탁주를 마시면서 새참을 맛있게 먹고 담배를 한 대씩 피우고 난 후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내리막길을 내려와 구포장에서 재치국도 먹고 김해서 건너온 과일 먹고 하면서 신나게 준비한 물건들을 다 팔고 난 후 다시 넘어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그전에 힘이 있어 보이는 장정들을 모집하여 같이 올라갔다.

고개 마루에 올라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갑자기 고개 여기저기서 무시무시해 보이는 칼, , 화승총 등을 가진 불한당들이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장장들이 싸우는 틈을 타서 황급하게 짐을 챙겨 내려가고 있는데 앞쪽에서도 한 무리가 밀려왔다.

아이고 이제 돈과 물건은 다 빼앗기겠네. 다른 길 없나?”

이 때 묵묵히 따라오던 빼빼 영감이 공손히 절하면서

나으리들, 사실 저희들 장사꾼이 무슨 돈이 있겠습니까? 나으리들도 썩어 빠진 탐관오리들의 횡포에 질려서 산적이 된 것 아닙니까? 그냥 보내 주이소.”

그냥 보내 주이소.”

웃기네. 얘들아 모두 밧줄로 묶어라.”

어쩔 수 없이 빼빼 영감도 묶였지요.

산적들이 모두 돈과 물건을 가지러 서둘러 가고 있는데 뒤에서 들리는 우레 소리!

이놈들이 아무리 산적이라고 해도 불쌍한 장사꾼들을 괴롭히다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두목이 무슨 개수작이야?”하면서 돌아보니 밧줄로 꽁꽁 묶여 있던 빼빼 영감이 어느 새 빗줄을 풀고 달려드는 산적 졸개들을 때려누이고 있었다.

이 광경에 크게 노란 두목이 칼을 들고 빼빼 영감을 죽이려고 했지만 재빠른 발차기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무장해제 당하고 땅에 꿀려 앉힌 산적들

얼굴이 새파랗게 변하고 죽으라며 달려드는 장사꾼들은 달래며 빼빼 영감이 나섰다.

가서 그동안 뺏은 돈, 물건 다 내놓고 가면 목숨은 살려주겠다.”

연신 절을 하며 다 내놓고 멀리 사라지는 산적들.

무사히 집에 도착한 후 빼빼 영감의 활약 담이 널리 퍼지고 며칠 후 소식을 들은 기찰포교들이 빼빼 영감의 집을 찾았지만 이미 그는 어디론지 떠난 후였다.

그 후 한동안 산적들은 잠잠하였지만 상처를 치료한 후 다시 습격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얘들아 빼빼 영감이 무서우니 당분간은 동래장사꾼은 건들이지 말고 구포장을 습격하자. , 물건, 여자들을 잡아오자,”

그날 큰 잔치를 벌이고 술에 취하여 곤히 잠든 두목이 이상한 소리에 잠을 깨어 애지중지하는 큰 칼을 가지고 밖으로 나오니 집채만 한 호랑이가 자신을 항하여 달려오고 있었다.

혼비백산하여 땅에 엎드린 두목 앞에서 크게 포호하는 호랑이.

크르렁!”

그리고 멀리 사라지는 호랑이.

순간 두목의 눈에 빼빼 영감이 보이는 듯하였다.

그 후 두목과 부하들은 낙동강을 넘어 고향으로 가버리고.

안전해진 고갯길을 오가는 장사꾼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떠돌았다고 한다.혹시?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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