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국정조사 방해가 도를 넘었다.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특위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 등을 밝히기 위해 어제 청와대 경호실 현장조사를 시도했지만 청와대는 보안시설이라는 이유로 특위 위원인 국회의원들의 진입을 강제로 막았다. “이미 기관보고를 통해 각종 의혹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했다”는 게 이유였다. 어이없는 일이다. 눈물을 내비치며 “진상과 책임 규명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거짓임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치기 위해서는 사건의 본거지인 청와대 조사가 필수적이다. 법원도 지난 10월 말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발부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형사소송법 제110조 ‘군사상 비밀 유지가 필요한 장소는 책임자의 승낙 없이 압수수색할 수 없다’는 조항을 들어 거부했다. 북한군이 청와대 타격 훈련을 하는 등 직접적인 위협이 현실화한 시점이어서 경호경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도 댔다. 마치 국회의원을, 청와대 내부 정보를 북한에 넘겨주는 간첩 취급한 것이다. 그런 보안시설이라면 최순실씨가 지난 3년여간 아무런 제지 없이 들락거린 것에 대해 왜 일언반구 해명이나 반성이 없는지 이해할 수 없다. 같은 법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치는 경우가 아니면 압수수색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내용도 명시돼 있다. 게이트 수사와 박 대통령의 7시간 규명은 헌정질서를 바로잡고 국가 기강을 세우는 일로 국가 이익을 위한 것이다. 청와대의 현장조사 거부는 그 자체로 위법이다.
국정조사에 어깃장을 놓은 박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소추가 부당하다는 내용을 담은 답변서를 어제 헌법재판소에 냈다. 뇌물죄를 인정할 수 없고 세월호 참사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등 국회가 제시한 13개 탄핵 사유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대통령이 떳떳하다면 국정조사를 피할 이유가 없다. 남은 방법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한 강제 수사다. 특검팀은 청와대 압수수색 의지를 피력했다.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나온 양승태 대법원장 사찰 의혹도 수사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기존 검찰 수사 결과를 부정하고 국정조사를 일관되게 방해하는 만큼 특검팀도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다. 특검팀은 법과 원칙, 주권자인 시민들의 뜻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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