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고위간부가 대우조선해양 비리로 지난 26일 검찰에 구속된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박수환 대표와 유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알 수 없지만 ‘우병우 비리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청와대로서는 모처럼 반격 기회를 잡았다고 판단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미 새누리당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남상태 전 사장이 대우조선 사장 연임 로비를 하던 2011년 9월 박 대표와 조선일보 간부를 유럽행 전세기에 태워 호화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7명의 탑승객 중 대우조선 임직원들을 제외한 일반인은 단 두 사람뿐이었고 3일간 전세기 이용비용은 8900만원이었다. 김 의원은 해외출장 전후로 조선일보가 대우조선에 우호적인 사설을 게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일부 언론 등 부패기득권 세력이 우병우 죽이기에 나섰다”며 조선일보를 겨냥해 부패세력이라는 날선 표현을 사용하며 공세를 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 경영기획실은 “(대우조선에 우호적으로 쓴) 사설은 (조선일보 간부가) 출장 가기 수개월 전에 작성된 것이고 탑승객 숫자와 실제 이용 거리를 감안하면 1인당 이용료는 200만원에 불과하다”는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으로는 청와대의 ‘부패언론’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전세기로 얼마나 특혜를 받았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언론사 고위간부가 비리의혹에 연루된 로비스트와 함께 공적 자금이 투입된 기업의 유럽행 전세기에 동승했다는 사실 자체가 모럴 해저드를 보여주는 것이다. 조선일보가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지 못하는 한 ‘우병우 감싸기’를 ‘부패세력의 정권 흔들기’ 논리로 옹호하려는 청와대의 의도에 말려들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 비리와 관련해 언론사 역시 검찰 수사의 성역이 될 수 없음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정권에 불편한 보도를 무력화시키려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언론사 간부의 비리의혹은 ‘우병우 문제’를 덮는 가림막이 되어서도, 정권의 실정으로부터 눈을 돌리게 하는 미끼로 이용되어서도 안된다. 언론사의 약점을 잡아 정권 비판을 약화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박근혜 정권은 언론 길들이기를 그만두고 우병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순리이다. 향후 조선일보와 청와대, 검찰의 태도를 지켜보겠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8282044015&code=990101#csidx312755befa2817bb34f735a8b552e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