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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동포설록
북미주 거주 동포들이 바라보는 동포사회, 그리고 조국의 이야기를 우리의 시각으로 풀어내는 썰, 이걸 담아내는 & #39;설록& #39;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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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데... 몸이 아픕니다. 뭐, 감기에 걸렸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어제 운동을 좀 심하게 했던 모양입니다. 데드리프트와 스쾃으로 운동을 시작했는데, 스트렛칭을 좀 덜 했다던지 하는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넓적다리와 엉치가 조금 아파서 아침엔 걷는데 고통을 좀 느꼈습니다. 한참 걷고 난 지금은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아침에 우편배달을 하다가 제 우편 배달 구역에 바로 붙어 있는 발룬티어 파크 공원에 들렀습니다. 화장실을 이용하러 간 거였는데, 평소와는 달리 사람들이 북적북적거리더군요.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프라이드 페스티벌이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퀴어 축제와 같은 거지요. 이곳은 동성애자들의 해방구 같은 면이 있어서, 이성애자들도 함께 축제를 즐기러 나올 정도니 확실히 열려 있는 사회인 셈이지요. 기업 몇 개들이 공원에 세워 놓은 부스를 잠깐 봤습니다. 그리고 한 구석엔 커다란 트럭이 맥주를 잔뜩 싣고 서 있더군요. 역시 축제엔 맥주지요.
이곳의 교회들은 정문에 무지개를 바탕으로 그려 놓은 대형 배너에 "Come As You Are", 즉 & #39;네 모습 그대로 오라& #39;며 동성애자들에게 열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퀴어 축제에는 이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모여 맞불 집회를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긴 합니다. 이런 혐오의 중심엔 보수적인 한국 개신교가 있지요. 글쎄요. 예수님이라면 이런 사람들을 어떤 눈으로 봤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성경에 동성애에 대해 하느님이 처벌하는 장면이 나온다는데, 아마 그것은 구약의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를 두고 하는 말일 겁니다. 그런데, 신약엔 이런 장면도 나옵니다. 로마의 백인대장이 자신의 사랑하는 종의 병을 고쳐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 일부 신학자들과 역사학자들은 이를 백인대장이 고쳐달라고 했던 이가 다름 아닌 자신의 동성 파트너였을 거라고 추정하기도 합니다. 암튼, 예수님의 입장에서 본다면 저 퀴어 축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 대해야 할 지, 보다 분명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말이고, 축제가 있고... Quaffable 이라는 단어가 문득 떠오릅니다. 여름이 다가오고 축제가 있으면 술을 마셔도 홀짝거리며 마시기보다는 벌컥벌컥 마시고 싶지요. 와인의 인기가 과거보다는 떨어진 자리, 조금 더 벌컥벌컥 마시고 싶은 술이 당길 때입니다.
이곳 날짜로는 어제, 6월 10일이었습니다. 29년 전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 있어서 시민혁명으로 전두환 독재를 무너뜨렸던 6월 항쟁의 클라이막스의 시작이기도 했던 6.10 항쟁. 저도 그때 거리에 있었습니다. 최루탄 냄새 맡으며 거리를 뛰어다녔고, 선배 형들이 사 주는 생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던 그 때가 생각납니다. 한국에서 뒤숭숭한 뉴스들이 들려올 때마다, 이곳에서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킵니다. 언젠가는 이 술이 축배이기를 바라면서.
6월 항쟁은 우리가 국가의 소모품이 아니라, 시민들이 모여 이루는 것이 국가라는 것을 되새기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시민의 자격을 제대로 누리고 있습니까? 퀴어 문화축제에서 보듯, 성 정체성을 이유로 해서 차별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도 차별받는 이들이 사라지는 나라, 아마 6월 항쟁에서 우리가 그렸던 나라 아닐까요.
그리고 언젠가는 기쁨으로, 축배의 잔을 벌컥벌컥 들이켜 보고 싶습니다. 아, 그래서 그런 건 아니었지만, 아무튼 이번 미주동포설록에서는 그렇게 술 이야기를 풀어봤습니다. 한번 들어봐 주시지요. 미국에서 우리가 나라걱정 하는 이야기긴 하지만, 가끔은 이리 가벼운 이야기도 풀어보기도 합니다. 페이스북 미주동포설록에 듣고 의견도 남겨 주시고, 팟빵에서도 의견 남겨 주시지요. 많이 들어주세요.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