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이웃의 정이 마음의 보약이다.=
촌부의 형제들 가운데 둘째 아우가 전북 남원 주생면에서 복숭아를 비롯하여 포도와 감 등을 가꾸는데, 엊그제 다니려온 인편을 통해서, 사진 속 탐스러운 복숭아를 보내왔다.
복숭아 자체에 대한 알레르기만 없다면, 맑은 물에 씻어 껍질까지 통째로 먹으면 되는, 농약과는 무관한 친환경으로 가꾼 복숭아인데, 본시 과수에 대한 기술이 탁월하여 농사를 잘 짓기도 하지만, 가뭄 탓인지 올해의 복숭아는 유독 달고 맛있다.
어제 해질 무렵 복숭아를 정리하다, 3년 전 이사 온 처음부터 좋은 이웃으로 반겨주시고, 가끔 술자리에 초대하여 주시는 앞집 강촌 사장님 내외분께 나눠드리자 생각하고, 몇 개를 봉지에 담아 들고 갔더니, 강변에서 키우던 흑염소를 잡았다며, 맛있게 끓인 탕과 술을 내어주셨다.
많이 먹고 힘내라며, 거듭 내어주는 맛있는 탕과 가지고 간 복숭아를 안주로, 홀짝홀짝 마신 몇 병의 소주에 취해 돌아와 꿀잠을 잤는데, 원기를 북돋아주는 탕과 복숭아 탓인지 알 수는 없지만, 간밤 홀아비의 꿈속이 마치 어느 선계(仙界)에 들어 간 듯, 향기로운 향기에 취하고 아름다운 노래에 취하는 황홀한 환락이었다.
술을 깨고 꿈을 깬 새벽에는 숙취도 없이 상쾌한 것이, 마치 내가 천상(天上)의 서왕모(西王母)가 베푸는 9천년 만에 한 번씩 익는다는 복숭아 천도(天桃)를 먹는 반도회(蟠桃會) 연회에 초대받아 즐기다 온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가만히 어제의 일들을 생각해 보면, 간밤 홀아비의 꿈속이 향기로운 향기와 아름다운 노래에 취하며 황홀했던 까닭은, 원기를 샘솟게 한다는 흑염소 탕이나, 하나만 먹어도 영생불멸한다는 복숭아의 탓이 아니고, 좋은 이웃사람들과 함께, 마음으로 나눠 먹은 아름다운 이웃의 정이, 마음의 보약이 되어 온전한 향기로 온 마음에 느껴진 것이라는 생각이다.
부정부패 없는 참 맑은 세상을 위하여
2017년 8월 16일 섬진강에서 박혜범 씀
사진설명 : 춘향골 복숭아와 어제 해질 무렵 앞집 강촌에서 대접받은 탕과 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