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이 끝나기가 무섭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행보와 관련하여 말들이 많다. 선거가 끝나면 으레 말들의 잔치가 있게 마련이지만 이번 선거의 결과를 의외라고 보는 관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재인 전 대표가 선거기간 중 광주에 와서 했던 “그 애정에도 불구하고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 그리고 “진정한 호남의 뜻이라면, 저는, 저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는 그 말 때문이리라.
필자는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을 듣고 반신반의하면서 솔직히 겁박에 가깝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기자회견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호남인들이 느끼고 있는 필자의 표현인 ‘반문재인정서’(반문재인정서의 사실 여부를 떠나)와는 다소 동떨어진 내용으로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투표일을 하루 앞둔 12일 다시 찾은 광주의 어느 단체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호남을 위해 열심히 했는데 영남출신이라는 이유로 ‘반문재인정서’가 확산된 것처럼 표현한 것이라든지, 선거가 끝난 14일 “호남 민심이 저를 버린 것인지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고 한 발언의 의미를 곱씹어보면 문재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결과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 선거가 끝나자마자 문재인 전 대표가 맨 먼저 호남을 찾았고 동행한 사람이 호남의 정치적 적통이셨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과 함께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누구라도 동행할 수도 있고 어느 지역이라도 갈 수 있지만 정치지도자라면 국민이 궁금해 하는 사안에 대하여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주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바로 문재인 전 대표의 행보와 관련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국민의 관심사인 언제 정계은퇴 또는 대선불출마 선언을 할 것인가? 아니면 적당히 정국의 흐름에 맡기고 분위기를 살펴가면서 응답을 할 것인가이다.
누가 문재인 전 대표더러 정계은퇴를 요구했는가? 누가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불출마를 종용했던가? 그 어떤 호남사람도 이번 총선과정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정계은퇴나 대선불출마를 요구한 적은 없었다. 다만 같은 당의 광주지역 한 후보가 대선불출마를 요구한 적은 있지만 그것은 득표전술상의 문제제기였다고 보여 진다.
문재인 전 대표의 선거기간 중 광주 발언에 대한 국민의 궁금증에 대한 입장 표명 여부는 문재인 전 대표의 몫이지만 정치는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점에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많은 정치평론가나 언론이 예상하지 못했던 투표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선을 코앞에 두고 치러진 선거였다는 점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은 당연히 국민의 관심을 불러올 수밖에 없으므로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정치지도자의 도리가 아닐까 한다.
정치란 모름지기 국민의 마음속에 자리한 궁금증을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이제 그 궁금증에 대하여 문재인 전 대표가 답을 할 차례다. 그것이 소통의 과정이고 참정치의 모습이다. 국민과 유리된 의사결정이 난무하던 시절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박근혜정권의 행태가 군사독재시절처럼 국민을 겁박하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투표일을 앞둔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기고만장하던 박근혜정권이 선거라는 과정을 통해서 드러난 민심 앞에 찍 소리를 못하고 있는 모습에서 우리는 선거가 지니고 있는 가치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음을 느낀다. 이런 점 때문에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거나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고 하지 않던가?
그러기에 선거과정에서 국민에게 공표한 말과 공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상황이 달라졌다고 하여 적당히 피하려 들거나 외면하려 든다면 그러한 정치인은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 전 대표는 선거기간 중 호남지역민 앞에서 스스로 한 약속에 대하여 하루속히 분명한 입장(내용도 중요하지만 정치지도자로서 국민과의 약속에 대한 신뢰의 문제이므로 설사 약속을 파기할 수밖에 없다면 왜 파기할 수밖에 없는 지 등)을 밝혀 더 이상의 논란을 잠재우는 것이 정치적 신뢰를 담보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