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대는 아들을 죽였지만 아버지는 훌륭했다.=
“누가 쏜 유탄인지 알고 싶지 않다”
“총알이 사격장 표적에서 벗어나게 총을 쏜 장병을 밝히거나, 처벌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
“누군지 알게 되면 원망하게 될 것이고, 그 병사 또한 얼마나 큰 자책감과 부담을 느낄지 알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납득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내놔서 그나마 다행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요구했던 것은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위 내용은 어제 긴 추석 연휴가 끝나는 9일 국방부 조사본부가 지난달 26일 발생한 육군 제6사단 이모 일병(사망 후 상병 추서) 피격 사망사건 수사결과 발표 후 아들을 잃은 아버지 이모(50)씨가 국방부에 요청한 내용을 뉴스에서 간추린 것인데, 이 뉴스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하며 가슴이 먹먹하였다.
특히 애지중지하는 사랑하는 자식을 잃고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분노와 슬픔에 경황이 없을 상황에서 “총알이 사격장 표적에서 벗어나게 총을 쏜 장병을 밝히거나, 처벌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는 아버지 이모(50)씨가 세상에 호소한 청원은, 불신과 원망으로 가득한 우리사회를 깨우치는 맑은 종소리와 같은 것으로, 시사를 하는바가 크고 많다.
한마디로 촌부가 느끼는 것은 “누군지 알게 되면 원망하게 될 것이고, 그 병사 또한 얼마나 큰 자책감과 부담을 느낄지 알기 때문”이라는 아버지 이모(50)씨의 마음이다.
세상 그 어떤 것으로도 비할 수가 없는, 심장이 터지고 오장육부가 타는 고통과 슬픔을 사랑과 용서로 승화하여, 죽은 아들과 자신을 영원히 구함과 동시에, 자신도 모르는 실수로 사람을 죽게 한, 살아있는 또 다른 아들을 고통에서 구하고 세상을 바꾸어가는 것으로, 결코 아무나 할 수 없는 깊고 깊은 마음이었으며, 우리사회가 배워야 할 진정한 사랑과 용서의 실천이었다.
생각해보라, 비록 고의는 아니었다 해도, 자신의 실수로 사람이 죽었다는 고통으로, 평생을 살아갈 또 다른 젊은이를 고통에서 구하고, 또 다른 아들을 살린 것이니, 이는 결코 아무나 흉내도 내지 못하는 거룩한 사랑과 용서의 마음이었다.
끝으로 아무리 무기의 성능이 발달했다 하여도, 딱딱한 물체에 부딪혀 튕겨난 소총의 총알이 정확히 340m 그것도 나무가 우거진 숲속을 날아가 사람을 죽인 것으로, 도비탄(跳飛彈)의 사고라는 군의 발표는, 무기에 문외한인 우리 같은 촌부들도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는데.......
“이제라도 납득할 수 있는 수사 결과로 진실이 밝혀져 다행이다.”는 아버지 이모(50)씨의 말처럼, 어처구니없는 젊은이의 죽음을 “도비탄”이라는 말도 되지 않는 소리로, 안전관리에 소홀했던 자신들의 과실을 덮으려했던 부대 지휘관들을 문책하여, 해이해진 군대의 기강을 바로잡은 것은, 아버지가 아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은 것으로 다행한 일이다.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그저 억울하게 죽은 허무한 죽음으로 만들지 않고, 사랑과 용서로 살아있는 또 다른 아들을 고통에서 구하고, 당장은 물론 항차 국방의무에 따르는 이 땅의 젊은이들을 위험에서 구하는 기회로 만들고, 교훈으로 승화시킨 아버지의 마음에, 머리 숙여 깊은 위로와 감사의 인사를 진심으로 드린다.
삼가 고인의 극락왕생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아름답고 향기로운 연꽃잎을 반야용선(般若龍船)으로 띄우며,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부모와 가족을 잃은 형제자매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
부정부패 없는 참 맑은 세상을 위하여
2017년 10월 10일 섬진강에서 무초(無草) 박혜범(朴慧梵)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