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1980년대의 유신체제기는 비합리가 정상으로 불리고 무식이 판을 치는 세상이었다. 그 시대를 살진 않았지만 교과서에 실린 내용만 읽어도 가슴이 답답해져왔다. 왕정을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포장했던 박정희는 총상당해야 마땅했다. 친일 행위를 일삼았던 박정희가 독립군들이 당했던 고문을 그대로 돌려받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유신시대가 40년 가까이 지난 2016년은, 비합리적인 사고가 존재하나, 대부분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국정이 운영되고 있다고 믿었다. ‘정윤회는 누군가’, ‘최순실은 누군가’를 내가 꼭 일일이 찾아보지 않아도 국민이 믿고 뽑은 공직자들 중 대부분은 자신들의 역할에 책임을 가지고 나라의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 믿었다. 언론인은 국민을 개, 돼지라 말하고, 교육인이 대학생들은 빚이 있어야 파이팅 한다고 말했을 때도 국정을 의심했지만 그래도 믿고 참았다. 합리성과 진중함을 잃지 않으려는 국민으로서 이들의 발언을 듣고 견제하되 끝까지 참았다. 지식인들, 그리고 국민들은 참고 견뎠다.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뒷이야기가 많으면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다 체포처리하고, 영장 발부하고, 자신을 옹호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특례 입학 시켜주고, 부동산 땅부자로 만들어 주는가? 내가 민주주의 사회에 살아간다고 말하기 입이 부끄럽다. 김정은에 의해 탄압받는 북한 국민들도 불쌍하지만 그 이전에 남한 꼴도 그와 마찬가지로 비통하다.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그 위 세대 분들에게 분노한다. 왜 우리나라가 이 꼴이 될 때까지 견제하지 않고 지켜보고만 있었냐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의 후세대를 위해서라도 행동하는 지식인이 되어야 한다고 반성한다. 그리고 보수파들의 내시나 다름없는 언론에 분노한다. 그동안 국민들을 얼마나 우매한 개, 돼지로 보았으면 나라가 이 판으로 돌아가는데도 입 딱 다물고 점잖은 체 하고 있을 수 있었는가. 이제야 봇물 터지듯 방송되는 최순실 국정 개입 사건, 보수 언론들이 지금까지 몰랐다고 할 수 있는가? 모든 세상 언론인들아 잘들어라. 나는 너희의 글을 믿지 않는다. 단지 너희가 전달하는 내용에서 너희가 말하려는 그 더러운 속내와 편향성을 읽어낼 뿐이다. 그러니 착각하지 마라. 이제까지 내가 너희의 말을 어느 정도라도 신뢰했었음에 감사해라. 이제는 그럴 일이 없을 테니. 너희들이 잘났다고 믿는 그 글재주에 속아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더 이상 언론매체의 장악이 새로운 세대를 움직일 수는 없을 것이다.
현재 정치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누구하나 국가를 위해서 일하는 인간이 없다. (인간이라고 말하기도 싫다.) 그게 문제다. 아직까지도 정치는 제 잘 먹고 잘살기 위해 입문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을 가진 이들이 정계에 있다는 것 자체가 혐오스럽다. 이토록 인물이 없는가. 정말 비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시대의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대의 요구에 따라 이제와는 다른 인물이 필요하다. 편협한 세상에 갇힌 대통령과 자신의 이익에만 관심 있는 냄새나는 언론인은 필요 없다. 그리고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정계를 개편해줄 누군가가 나타났을 때 그를 신뢰 하고 싶다. 사람 대 사람으로서 나는 누군가를 믿고 싶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지 않을 누군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