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갑자기 탄핵에서 물러서며 한다는 소리가 "지금 탄핵 발의했다가 부결되면 면죄부만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탄핵 실패하면 다시 탄핵을 발의할 수는 없고, 그러면 대통령 임기만 채워주는 꼴이라는 논리입니다.
거짓말입니다. 동일한 사안으로는 탄핵을 재발의할 수 없으나 다른 탄핵사유가 있다면 또 탄핵발의는 가능합니다. 가령, 국정농단을 가지고 12월 2일 탄핵을 발의했는데 비박의 어깃장으로 부결된다칩시다. 다음에는 뇌물죄로 또 탄핵을 발의할 수 있습니다. 그런 범죄행위를 밝히라고 특검도 시작하는 것 아닙니까. 검찰(은 기대도 하지 않고)이나 특검에서 뇌물죄 등 박근혜의 다른 범법사실을 밝혀내면 추후 그것을 가지고 다시 탄핵 발의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관련 기사를 확인해보니 사유가 동일하더라도 회기만 다르면 탄핵 재발의는 가능합니다. 12월 2일에 부결된 탄핵안을 토시 하나 안 고치고 12월 9일에 다시 발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박지원이 몰랐든지 거짓말을 했든지 둘 중 하나인데, 아마 모두가 같은 생각일 겁니다.
게다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지금 사이즈면 비박이 계속 어깃장을 놓더라도 내년 12월까지 계속 탄핵 발의가 가능할 판입니다. 다시 말해, 비박도 지들이 살려면 번번히 반대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국민의당이 이걸 몰라요? 모를리가 없지요. 알면서도 탄핵을 원하지 않으니 변명을 대는 대국민사기극입니다. 12월 2일에 예정대로 탄핵을 발의한다칩시다. 국민의당에 정치적 이득이 없어요. 성공하면 탄핵 정국을 리드한 민주당, 또는 탄핵 가결의 캐스팅보트인 비박이 점수를 얻는 것이고, 비박의 반대로 실패하면 비박이 욕먹고 그 반대급부로 민주당이 점수를 얻게 됩니다. 자기들에게 떨어지는게 없으니까 탄핵은 싫다는게 국민의당의 속내인 겁니다.
수백만 국민은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추운 날 촛불을 들고 있는데, 국민의당은 계산기를 두들겨보니 지들이 얻을 게 없다고 국민의 목소리를 개무시하고 있는게 작금의 현실입니다. 그나마 대통령의 꿈이 있는 안철수는 국민의 목소리를 차마 개무시까지는 하지 못하던데, 박지원이 아주 불통의 클래스가 예술이네요.
솔직해집시다. 국민의당은 박근혜 퇴진에 관심없고 개헌만 관심있는 것 아닙니까. 이 참에 개헌해서 자기들도 권력의 맛을 보겠다는 것 아닙니까. 오죽했으면 친박 서청원이 "야당의 개헌안에 힘을 실어주라"는 말까지 하더군요. 그 야당이 민주당이겠습니까? 국민의당 말하는 거죠. 아주 친박과 비박과 국민의당이 죽이 잘 맞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만약 비박과 더 이상 협의가 불가능하다면 12월 9일에는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2일에 추진해서 부결되면 면죄부고, 9일에 추진해서 부결되면 살생부입니까? 대관절 말 같지 않은 소리를 말처럼 하려니 자꾸 이런 안쓰러운 오류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비박은 이미 탄핵 없이 4월 30일 하야를 못 박았습니다. 어차피 부결되더라도 9일에는 탄핵을 추진할 거라면, 잔말말고 2일에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