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에서 대(對)잠수함 훈련 참가 중 순직한 해군 링스헬기 정조종사 김경민 소령, 부조종사 박유신 소령, 조작사 황성철 상사의 영결식이 지난 2일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러졌다. 그들은 대전현충원에 안장(安葬)됐다. 하지만 김혁수 해군 예비역 준장이 SNS에 올린 추모사가 아니었으면 세 군인의 죽음도 그냥 잊히고 말았을 것이다. 김 전 준장은 1일 빈소에 조문을 다녀온 뒤 "시위 현장에서 죽은 이에게 정치권과 수많은 단체가 찾아가지만 나라를 지키다 전사와 순직한 군인들에게는 관심이 없다"고 탄식했다.
헬기 추락 사고가 있기 전날, 서울 도심 시위 도중에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혼수상태로 있던 백남기씨가 사망했다. 정치권과 좌파·시민단체 진영 전체가 백씨 죽음으로 들끓었다.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백씨 죽음에 정치인들은 물론 일반인 조문도 이어졌다. 반면 순직 군인들의 빈소는 친·인척들과 군 동료 외에는 한산했다고 한다. 여야 주요 정치인들이 왔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한 형식적 조문이란 인상이었다고 한다.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해 시위를 하다 사고를 당한 사람과 나라를 지키다 1000m 바다 밑에 가라앉은 군인들에 대한 대접이 이처럼 대조적인 것은 결코 정상적인 사회의 모습이 아니다.
모든 죽음은 애통하다. 그러나 죽음의 의미는 다를 수 있다. 내가 아니라 남, 우리 집단이 아니라 나라를 위한 죽음을 모든 사회 구성원이 진심으로 기리지 않으면 국가는 유지될 수 없다. 우리 사회가 이나마 지탱되고 있는 것은 밤 바다에 목숨을 바친 이런 군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준장은 유가족 누구도 소리 내 울거나 해군에 떼를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경민 소령의 부친 김재호 목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훈련 관련) 군인들이 임무를 수행한 것뿐이지 무슨 죄가 있겠나"라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군 관련 시민단체가 사고 원인 규명 전까지 영결식을 거부하라고 유가족을 부추겼다고 한다. 불행한 사고를 정쟁화시키려는 전형적 행태다. 유가족들은 이들의 부추김을 거절했다. 천안함 폭침 때는 일부에서 영결식을 서울시청 광장에서 하자고 했지만 유가족들이 거절한 적이 있다. '의연하다'는 것은 이들 유가족을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링스헬기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다른 군인들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 유가족들이 가장 바라는 것이라고 한다. 순직 군인들이 남긴 자녀가 있다. 아직 엄마 배 속에 있는 아이도 있다. 이 아이들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우리가 그 아버지의 고귀한 희생에 보답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것인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