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사태, 북괴군 개입 정황
최근 들어 5·18 당시 북한군 개입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4월 초 펴낸 《전두환 회고록》(전3권, 자작나무숲)에서 전 전 대통령은 광주 5·18 사태가 ‘북한 특수군의 개입 정황이라는 의심을 낳고 있다’는 표현을 썼다. 그 이유로 ▲무기고 위치파악·습격·탈취 ▲짧은 시간 내 수백 대의 차량을 운전할 수 있는 사람들의 집결 ▲일반인의 장갑차 운전 등을 들었다.
〈… 해당 직장이나 지역 사람이 아니고 광주에서 각지로 흩어져 내려간 사람들이, 사전에 파악해 두지 않은 상황에서 무기고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더욱이 군부대의 무기고는 그 위치 자체가 군사기밀이다. 무기고 탈취는 군대에서도 고도로 훈련된 병사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지 일반 시민들이 우발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결코 아니다.
또 짧은 시간 안에 수백 대의 차량을 운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집결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자가운전자가 많지 않았고, 운전 기술과 경험은 지금처럼 일반화되어 있지 않았다. (중략) 특히 일반 시민이 장갑차를 몰고 이동했다는 건 해명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전개된 일련의 상황들이 지금까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북한 특수군의 개입 정황이라는 의심을 낳고 있는 것이다. …〉( 《전두환 회고록1》, p.406)
당시 검찰의 수사기록과 안기부 자료에 따르면, 광주 시위대는 5월 21일 12시부터 16시까지 불과 4시간 사이에 17개 시와 군에 소재한 38개의 무기고에서 5000여 정의 총기를 탈취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또 화순광업소에서 8t 분량의 TNT, 뇌관, 도화선 등을 탈취한 사실까지 기록되어 있다.
전 전 대통령은 “광주가 계속 신화의 영역에 있기를 원하며 불편할 수도 있을 진실이 더 이상 드러나길 바라지 않는 세력이 엄존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진실의 전모가 밝혀지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지 모르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가능한 조사만이라도 이뤄져야 한다”며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5·18 단체와 유족들이 민주 유공자와 광주시민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회고록의 출판과 배포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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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 생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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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자와 통화한 정보당국의 한 인사는 “북한군이 아닌, 소규모 조직의 비정규 부대나 남한 내 활동하던 고정간첩의 개입 가능성까지 배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기자는 몇 해 전 허화평 전 대통령 정무수석을 만난 일이 있다. 그는 5·18 당시 국군 보안사령관의 비서실장이었다. 당시 보안사령관과 중앙정보부장은 전두환. 모든 정보가 그의 손을 거쳐 전두환 사령관에게 전달됐다.
14,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허 전 수석은 “광주 5·18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당시 정보당국의 감청에서 풀 수 없는 암호지령이 급증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나의 고백이 5·18 광주시민의 희생을 건드리거나 원점에서 시비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무기고 탈취와 교도소 습격은 아무리 생각해도 ‘정부퇴진’이나 ‘계엄해제’ 요구와 비교해 지나친 것이었다. 평범한 시민의 요구는 아닐 것이다. 목적의식을 갖고 있는, 시민군 속에 숨어 있던 소수세력에 의해 선동된 것으로 군은 판단했다”고 했다.
지금까지 5·18 당시의 북한군 개입설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나온 적은 없지만 탈북자들의 주장이 간간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의 주장이 부풀려지거나 사실을 왜곡한 부분도 적지 않을 것이다. 진실은 무엇일까.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완전한’ 5·18 진실규명에 북한군 개입설도 포함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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